2023년 2월 25일, 내일이 바로 소마 1차 코테 날이다.
코딩테스트를 준비하면서 정말 오만 생각이 다 들었던 거 같다.
처음 준비 하는 코딩 테스트였고, 소마를 하고 싶다는 간절함 때문에 많은 시간을 여기에 쏟았다.
구현 과제 같은 거였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냥 나는 이 길과 맞지 않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했다.
문제를 풀어도 풀어도 알고리즘 공부 전과 현재 문제 푸는 속도, 정답률 등등 고려해 보면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양한 유형의 문제들을 공부 했지만, 수학이 조금이라도 들어간 문제, 다이내믹 프로그래밍 같은 문제들은 문제 난이도가 매우 낮아도 접근 조차 하지 못한다.
방학 동안 프로그래머스에서 약 50문제, 백준에서 100문제 이상을 풀었고, solved.ac 티어가 Gold V에서 Gold II까지 올랐다. 그래서 기초적인 그래프 탐색 문제들은 막힘 없이 풀어 나갈 수 있지만 조금 꼬아서 낸 시뮬레이션 + DFS 같은 문제들도 만나면 몇 시간 붙잡고 있거나, 해결하지 못해서 답지를 보는 경우가 허다했다. 계속 문제를 풀면서 1트에 성공한 채성이가 매우매우 부럽기도 하고 집중력이 존경스러웠다.
방학 동안 거의 매일 루틴이 일어나서 알고리즘 문제 보기, 또는 SW 마에스트로 서류(자기소개서) 작성, 수정하기였기 때문에 2학년에서 3학년 넘어가는 겨울 방학에 소마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생활했다.
대학생 전엔 공부에 전혀 흥미가 없어 하지 않았지만, 대학생이 되고 난 후, 컴퓨터, 개발에 흥미를 느끼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전공 공부도 하게 되었고, 많은 프로젝트도 하면서 개발의 즐거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이 얼마나 재밌는지 느끼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그런 개발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하지만 알고리즘 문제를 푸는 과정이 흥미가 생기지 않아 조금 힘든 시간이었다. 다이내믹 프로그래밍 같은 수학이 접목된 문제들은 마치 대학교 수치해석 강의를 듣는 고통급이었다.
내가 정규 과정을 밟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대학생 이전엔 공부라곤 쳐다도 보지 않고, 게임만 했던 사람이었기에, 그래서 수학과 조금만 관련되어도 문제 접근 자체를 거부하기도 한 것 같다.
중간 중간 소마 하나 때문에 이렇게 해야 하나? 그냥 좋아하던 개발이나 마저 하면 안 되나 라는 생각을 수백 번 했다.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개발 및 협업 경험, 서비스 출시 경험, 군 가산점까지 달려있는 소마였기 때문에 놓을 수 없었다.
그래서 자소서 스터디도 진행하고, 알고리즘 스터디도 진행 했다. 극 I라 뭔가 모임을 만들고 나서는 것을 싫어 하지만, 하면 더 나은 자소서를 만들 수 있을 거 같았고, 다양한 문제들을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지 여러 사람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거 같아서 두 스터디 다 내가 만들고 운영까지 했다.
합격을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했고, 과정엔 최선을 다한 것 같아 기분은 좋다.
물론 지금 문제를 못푸는 내 모습을 바라보니 조금 덜 게을렀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시작할 때 잡았던 목표는 1, 2차 코테 통과다. 면접은 내가 누구 앞에서 말하기를 정말 못하기 때문에 사실 자신이 없었다. 이 또한 어릴 때 책도 안 읽고 국어 공부도 전혀 하지 않은 내 업보가 아닐까 생각한다.
내일 시험을 끝내고 나면 어떨지 모르겠으나, 실패도 경험이고 성공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대학교 들어와서 현재까진 성공(DND 합격, USG, 과탑)만 하고 있기 때문에 처음 마주 할 수도 있는 실패가 두렵기도 하지만, 내가 해 온 알고리즘 공부가 소마 코테에서만 사용되는 것도 아니고, 자소서 쓰는 연습 또한 했고, 스터디를 통해 얻은 것 또한 분명 있기 때문에 결코 이번 방학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SW 마에스트로 떨어져도, 나 혼자서 하든 팀을 꾸리든 해서 이번년도 안에 실제 서비스를 하나 만들어 내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그래도 1차 코딩테스트 정도는 붙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